나눔터

아름다운 강산

2008.04.03 17:31 3,679 0

본문

"강의와 운전 모두 하시려면 힘드실텐데요."

운전을 대신하겠노라는

직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꿍꿍이속이 있었던 터라

아침 조회 후 홀로 영월로 향했다.

 

나의 꿍꿍이는 다름아닌 동강을 누리는 것.

피정 이 후 바쁜 일정들로 인해

나무에 한 번, 하늘에 한 번 시선을 제대로 준 적이 없었기에

강의 후에 동강을 누리고 싶었다.

 

봄햇살에 빛나는 물결들...

강물에 몸을 담고 흐르듯 굳건한 산세들...

꼬불꼬불한 길가마다  피어난 작은 들꽃들...

 

한참을 거슬러 가다보니

황토빛 찻집이 눈에 띤다...

주인도 없는 빈 찻집에 흘러나오는 옛 노래소리...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객 홀로 노래와 작은 소품들을  감상하는 사이

느긋한 주인이 오고,

주문한 허브차를 들고 강가로 내려갔다...

 

아직 가시지 않은 꽃샘의 바람도 달콤했고,

아직 겨울나무의 모습인 봄나무를 마주했다.

실구름이 흘러가는 하늘을 바라보고,

눈이 부시도록 찬란한 햇살을

눈을 한껏 찡그리며 눈이 시릴 때까지 마주했다...

 

강가를 거닐며, 노래를 흥얼거리다

예기치 않은 부활의 기쁨이

저 발꼬락끝에서부터 차올라오기 시작했다. 

 

"예수님, 부활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너무나 기뻐요... 예수님, 사랑해요~~~"

어린아이처럼 강가에 대고 큰소리로 외치고 또 외쳤다...

 

눈에, 가슴에 아름다움을 찍고 돌아오는 길에

길을 내고, 산을 허물고 있는 공사현장들을 보면서

이 아름다운 강산 강원도를 내가 지키리라는

정말 얼척없고, 생뚱맞은 결심을 했다.

어떻게??? 어쨌든...

돌아오는 내내, 지금 이 순간도 행복하게 하는 아름다운 강산...

 

지난 피정이 그러했듯이

지내게 될 많은 날들에 오늘의 기쁨이

다시 시작할 힘이 되어주리라...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

확인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순서대로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