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기에 접어든 예수와 그의 양친



예수는 이제, 청년기에 접어들고 있었다. 그는 부모에게 얼마나 효성스러운지 온 동네에 소문이 자자할 지경이었다. 요셉은 효성이 지극한 예수를 보면, 때때로 송구하기 이를 데 없는 심정이 될 때가 많았다. 왜냐하면, 가장 높으신 분의 아드님으로서 예수를 그가 섬겨야 마땅한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아버지로서 섬김을 받다보니 맘속으로는 여간 송구한 게 아니었다.



그는 종종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하느님 아버지시여, 차라리 내가 당신의 외아드님의 명령을 받는 자 되게 해주소서!"라고 간절히 말씀드린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응답을 내려주시지 않으셨다.

구세주이신 예수가 양부인 자기와 성모에게 얼마나 순종을 잘 하는지, 늘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몹시 미안하고 심히 조심스러워지기도 했다.



예수는 양부의 찬성이나 허락없이는 마음대로 하는 것이 없었다. 작업장에서 일하고 있을 때, 예수가 어머니에게 잠시 다녀오고 싶을 때에도, 가기 전에 반드시 아버지에게 먼저 허락을 구한 다음에 집에 다녀오곤 했다.



예수는 모든 일에 있어서 양부 요셉을 극진히 대했다. 요셉은 인간 모습으로 오신 하느님이신 예수가, 그토록 자기에게 순종하고 아버지로서 극진히 섬겨주면 섬겨줄수록 더욱 겸손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구세주께서 그렇듯 자신을 낮추시는 것에 대해서 늘 경탄하며, 그러한 구세주 모습을 닮으려고 무척 노력하고 있었다.



어떤 때, 예수가 보지 않고 있을 시에는 무릎꿇어 앉는 자세로 예수에게 기도를 드리곤 하였다. 또 어떤 때는 예수가 작업장을 잠시 떠나 있을 시, 거룩한 예수의 몸이 서 있었던 바닥에다 친구(親口 :입맞춤)할 때도 있었고, 거룩한 예수의 손이 닿았던 곳마다 사랑과 흠숭의 친구를 하는 때도 많았다.



겸허하고 경건하기 이를 데 없는 요셉은, 그런 방식으로 자기 가슴 속에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구세주에 대한 흠숭과 경외심을 표현하며 생활하고 있었다. 요셉은 종종 예수에게, 오로지 하느님 아버지께만 순종하라고 신신당부하곤 했다.

그러한 성 요셉의 겸손의 덕은, 하느님의 권능의 배려하심으로 나날이 더 성장하고 있었다. 지혜이신 천주 성부의 아드님으로, 예수는 목수 일을 배울 필요도 없었고, 또 배우지 않아도 능히 알 수 있었지만, 그 자신을 낮추시어 목수 요셉의 제자로서 매일같이 열심히 목공 일을 배우고 있었다.



예수는 여러 가지 목공 일들을 양부 요셉에게 물어가면서, 자상히 가르쳐 주는 대로 잘 따라하고 있었다. 예수의 질문에 요셉은, 깊은 애정으로써 답변하고 또 실기를 가르쳐주곤 하였다.



요셉은 예수가 일을 배워나가는 과정에서, 겸손과 순종의 덕을 가꾸어 나가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기에, 그의 감동은 더욱 큰 것이었다. 요셉 역시 겸손과 순종의 성덕을 풍부히 지니고 있었지만, 성모자에 비하면 아직은 더 많이 더 열심으로단련해 나가야 할 입장에 있었다.



그러한 사실을 자각하고 있는 요셉은 종종 성모자에게 이렇게 고백했다.

"마리아, 당신과 예수의 높고 아름다운 성덕과 공로에 대해 생각해 보면 생각해 볼수록, 나는 얼마나 보잘 것 없는 덕을 지니고 있는지 부끄럽기 짝이 없어요. 그래서 나는 당신과 예수를 모범삼아서 적극적으로 단련해 나가야만 하겠다고 마음먹고 있긴 하지만, 정말 나는 너무나 당신과 예수에 비해 뒤떨어져 있는 느낌이 들 때가 많소!

......마리아, 당신은 내 사랑하는 아내이기에 부탁드리오. 제발, 나를 위해서, 이 겸손과 순종의 미덕을 잘 쌓아나갈 수 있게끔 은총과 용기를 나에게 주시도록, 나 대신에 하느님께 당신이 전구하여 주시오. 부탁하오!"



그런 요셉의 간절한 청이 없어도 물론, 성모는 늘 끊임없이 요셉을 위해 전구하고 있었지만, 다시금 새로이 요셉에게 그렇게 하겠다고 기꺼이 대답해 주었다. 요셉에 대한 성모의 애정깊은 성원은, 요셉에게 크나큰 격려를 가져다주었다. 그렇게 성 요셉은 나날이 풍부한 성덕을 쌓아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요셉이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 즉 야채, 콩, 그리고 물고기 등을 구해서 집으로 오면, 마리아가 "어떻게 요리하면 좋으시겠어요?"하고 상냥히 물으면서 건네 받는다. 그럴 때마다, 요셉은 얼른 대답하기를 주저한다. 왜냐하면 가능한 한 사랑하는 성모자의 입맛에 맞게 요리했으면 하는 맘뿐이기 때문이었다.

그에게는 아무래도 좋았다. 성모자와 함께 앉아서 드는 음식이 무엇이든간에, 항상 맛있고 즐거운 식사시간일 뿐이었다. 그저 성모자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다해주고 싶고 양보하고 싶은 맘뿐이었다. 결국 요셉은 적절한 대답을 생각하다가, "당신 좋을 대로 그냥 간단하게 요리하는 게 좋겠어요"라고 말하며, 다정한 미소를 띤 양보의 몸짓을 곁들인다.

어떤 때는 요셉이 몹시 일에 지쳐, 집에 돌아와 식탁에 앉은 때도 있었다. 그런 때에 마리아는, 요셉의 피로를 풀어주고 힘을 돋구어 줄 수 있는 요리를 따끈하게 해서 내놓는다. 그러면 요셉은 눈이 둥그래져서, "당신 정말 고맙소. 어떻게 내가 이런 음식을 먹고 싶어 했는지 다 알았소?"라며 감탄하며 온 식구가 함께 즐거운 식사를 나눈다.



요셉은 자주, 예수와 마리아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생각에 떠올려보면서 성모자에게 무엇을 구해 가지고 왔으면 좋겠느냐고 즐겨 묻는다. 그러면 성모자는 요셉의 자상함에 고마움을 표현하면서, 빵과 물, 야채, 콩, 과일 그리고 가끔은 구운 생선 등, 평상시에 자주 식탁에 오르는 음식 재료 외에는 부탁할 줄을 몰랐다.



요셉의 아내에 대한 사랑과 공경심은 날마다 더욱 깊어지고 있었다. 요셉과 마리아는, 서로 함께 대화나누는 기회를 무척 소중하게 여겼다. 요셉은 마리아를 집에 혼자 남겨두고 예수와 함께 작업장으로 향하는 아침마다, 마리아가 마음에 걸렸고 안스러워 보였다.



요셉에게 비춰진 마리아의 모습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만물중에 가장 아름답게 창조된 여인이며, 가장 지혜롭고 지극한 겸손과 순명, 그리고 정결의 모범이고, 있을 수 있는 모든 성스러운 덕으로 가장 잘 장식되도록 하느님께서 유일하게, 전무후구하게 배려하신 특전을 입은 이였다.



그런 마리아를 집에 두고 일터에서 일하고 있노라면, 요셉은 종종 마리아가 보고 싶어서 "집에 잠시라도 다녀왔으면.....!"하고 간절한 마음을 느낀다.

하지만 이런 마음이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일어나는지라, 힘들게 인내하며 그런 자기를 하느님께 바치곤 했다.



그런데, 요셉과 하루종일 같이 일하고 있는 예수가 양부의 마음을 모를 리 없었다. 그래서 어떤 때는 일부러 어떤 부탁할 일을 생각해 내어서 사랑하는 양부가 집에 가서 어머니를 뵙고 오도록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예수가 그렇게 배려하는 이유는, 요셉이 성모와 서로 마주 바라봄으로써, 그의 마음에 하느님 사랑이 더욱 더 완성에 이르게 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참사랑으로 성모를 대하는 사람은, 죽은 후에 천국의 귀한 가치들로 가득 채워지게 된다는 독특성이 있음을, 예수는 잘 알고 있었다.



요셉은, 예수가 자기 마음을 잘 헤아려주듯이, 그도 가끔 마리아가 아들 예수로부터 위로받기를 원하고 있음을 헤아리게 된다. 그러면 요셉도 무언가 심부름할 일거리를 만들어서, 예수에게 어머니를 보고 오도록 한다. 그렇게 하여 성모자가 서로 보고 싶은 갈증을, 충분히 풀도록 해주었던 것이다.



마리아는 남편의 심부름으로 집에 들린 아들 예수를 보고 몹시 반기며, 아들과 함께 기쁜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마리아는 집으로 아들을 일부러 보내준 남편의 마음을 헤아리고,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 그런 남편을 위해, 그에게 진정한 마음의 기쁨주시기를 하느님께 간청드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요셉은 마리아가 자기를 위해 열심히 기도해 주는 것을 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자기를 위해 전구해 주는 데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면, 마리아는 지극히 겸손하게 말했다.



"......나는 중개자 역할을 하였을 뿐이예요. ...... 그런 까닭에, 만일 어떤 이들이 진심으로 하느님께 모든 흠숭과 감사를 드리고 싶은 데도 어떻게 드려야 할지 잘 알지 못할 때, 나는 그들을 대신해서 늘 하느님께 전구해 줄 것입니다...... ."

자애로움이 넘치는 성모의 말을 듣고 난, 요셉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구세주의 어머니이신 마리아, 인류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협조자이시며, 이 협조는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은총과 역할에 의하여 세상 끝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믿음과 순종의 정신으로, 성령에 의해 성부의 아드님을 낳으신 분, 예수의 공로를 미리 입으시어 원죄에 물들지 않은 채 태어나셨으며, 이제 앞으로도 죽기까지 죄에 떨어지지 않는 특별한 은총을 받으신 분이시다.



하느님께서 마리아에게 주신 이런 특전은 그분이 인간에게 내리신 큰 은총과 인류구원의 보증이 된다. 또한 인간인 마리아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큰 일을 하셨으므로, 우리 인간은 마리아를 통하여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림이 마땅하리라!"



이제 요셉은, 인간이 어떻게 하느님 앞에 처신해야 하는지를 더욱 명백히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마리아가 항상 옳은 일에는, 저만치 앞서서 인지하고 있음을 확신하고 있기에, 마리아가 얘기할 때는 그 가르침대로 정확히 따라가고 모범을 삼으려고, 아주 열심히 귀기울이고 있었다.



( 발췌 : <성 요셉의 생애> M.C. 바이즈 수녀 )




성 요셉을 공경하는 사람이 영혼을 구하기 쉽다



어느날 성모님께서, 열심한 여인에게 발현하시어 "많은 사람이 지옥에 떨어지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영혼을 구하는 쉬운 법을 모르고 있고 성 요셉을 공경하지 않았으며 성 요셉의 전구로 하느님의 의로우신 분노를 멈추시도록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셨다.

또 "사람들은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내 정배 성 요셉에게 무수한 은혜를 베푸시어 세상 사람들을 위하여 예수님과 나에게 전구하게 하신 능력이 얼마나 큰지 모른다."고 하셨다.



성모님은 "사랑하는 딸아, 모든 성인들 중에서 성 요셉이 은혜와 능력을 가장 많이 소유하고 계시며 늘 죄인에게 벌이 내리지 않도록 하느님께 항상 용서를 구하신다. 그러니 너도 이제부터 죽을때까지 성 요셉을 열심히 공경하여 환난중에 불쌍히 여기심을 구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 성 요셉을 공경하도록 권하여라.

진실로 내 정배 성 요셉이 천상에서 세상 사람들을 위하여 하느님께 백번 구하면 하느님께서는 백번 허락하시고 한번도 저버리지 않으신다."고 하시며, "사람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성 요셉께 구하면 반드시 특별한 은총을 많이 얻을 것이다."고 하셨다.






성모님이 성녀 비리스다에게 성 요셉의 공덕을 말씀하시다



성녀 비리스다가 성 요셉의 공덕을 알고 싶어하자 성모님께서 발현하시어 "나의 정배 요셉은 세상에 있을 때 그 말씀이 모두 거룩하였고 무익한 말은 하지 않았으며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거나 화를 내지도 않았고 나의 마음과 같은 뜻으로 사셨다." 하시며 "그 몸은 땅에 있었으나 그 마음은 천상에 있었고 이 세상 물건 보기를 마치 죽은 사람처럼 하셨으니 이 세상에서 닦으신 공덕을 다 말하기 어렵고 천국에서 누리는 영광은 더욱 말하기 어렵다." 라고 말씀해 주셨다.





성모님은 우리들이 열심으로 성 요셉을 공경하기를 원하심



어느날 성모님께서 성 요셉과 함께 갈멜회 수녀 성녀 데레사에게 발현하셨다. 데레사 성녀가 세상 사람들에게 성 요셉을 공경하도록 온 마음을 다하여 전하는 것을 기특히 여기신 성모님은 아름다운 은혜로써 갚으시고자 말씀하시기를 "네가 이같은 열성으로 내 정배 요셉을 공경하여 내 마음을 기쁘게 하니 고맙다." 하셨고, 또 한번은 이 성녀에게 발현하시어 "지난 번 성 요셉축일에 어떤 열심한 사제가 큰 예절로 나의 정배에게 축하드리는 그 정성에 내 마음이 무척 기뻤으므로 이 고마움을 그 사제에게 전하라"고 말씀하셨다.

( <성 요셉께 드리는 기도>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