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의 어느 중학교에 봉사활동을 나갔을 때입니다

열 서너명의 아이들이 모인 자리였습니다

"아침식사를 하고 온 사람 손 들어 보라"고 했더니 서너명에 불과하더군요

제가 항상 간식을 준비해 가긴 했지만

활동을 마치고 주려던 생각을 접고 중간에 내 놓았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준비한 -주먹밥-인데 아주 맛있게 먹어주더군요

한편 기쁘고 한편 마음이 짠해오더군요

아침에 엄마 얼굴도 못 보고 나온다는 아이도 있고

할머니와 사는 아이도 있고

아버지와 사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에게는 아침을 매일 거르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닌 일상같았습니다

이것이 강북이라는 그 학교만의 특성같지는 않았습니다.

날마다 허기를 느끼는 배!

그보다 더 허기를 느끼는 정서는 아이들의 어눌한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점심시간까지만 기다리면 

자동으로 나오는 점심식사는 개인차도 없고 평등 그 자체이지요

그런데 배고픈 아이들이 허겁지겁 달려들어 먹을 것 같은데

설거지할 때 보면 그대로 남는 음식과 밥이 얼마나 많이 버려지던지요

그렇게도 경제가 어렵던 시절,

현금이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그 시절에

우리네 어머니들은 매일 매끼니 식사와 아이들 도시락을 어떻게 마련하셨을까싶은 마음에 가슴이 저려오네요

어머니의 굽은 손가락과 굽은 허리

나는 어머니의 수고와 땀을 먹고 자란거였구나

지금의 어머니들은 아이들 학원 보내기 위한 경제를 책임지느라 또 다른 수고들을 하시겠지요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학원보다는 어머니의 정이 담긴 밥을 먹이는 것이

아이들의 정서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칠것 같은 생각이드네요

최근 어느 통계에서 아침밥을 매일 먹는 아이들이 아이큐가 높고 성적도 좋게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었는데...

제가 어쭙잖은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