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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피정을 마치고-체험을 나누며!

2016.11.26 06:28 2,60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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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경 처음으로 말씀의 집에서 8일(9박10일)피정을 했고, 2013년 9월경 두 번째로 8일 피정을 하면서 30일 피정을 해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특별히 두 번째의 8일 피정은 기도방법이 전통적인 이냐시오의 영신수련 방법이 아니라 “말씀 안에 머무는 기도” 방법이고 나에게는 그 기도방법이 더 좋았다. 그래서 30일 피정을 “말씀 안에 머무는 기도”방법으로 동반해 주신 신부님과 같이 했다.


그리고 피정 중에 신부님께서 주신 성경 말씀들을 충분히 머무르지 못하고 통과한 말씀들이 있기에 한번 더 30일 피정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에 올해 2016년 10월에 다시 “말씀 안에 머무는 기도”로 30일 피정에 갔다. 그리고 이 모두 임마누엘하느님께서 하신 일이시다는 것을 피정 동안 깊이깊이 느꼈다.


2014년도 피정 후 내가 이냐시오 영성 카페에 올렸던 “빈 무덤 기도와 부활하시다.” 를 다시 읽으며 벅찬 감동을 주체할 수 없어 이렇게 다시 후기를 쓴다.

2014년 30일 피정을 하고 그동안 두 번의 사순절을 보냈고, 우리 본당에서는 40일 동안 미사 후 십자가의 길 기도를 봉헌했다. 지난 성금요일 10시에 모여 성체를 영하고 십자가의 길을 봉헌했다. 많은 신자분들이 참여를 했고 기도가 끝난 후 썰물처럼 신자들이 나간 성전에 홀로 남았었다. 도저히 그냥 갈 수가 없었다. 전등이 꺼지고 십자가와 성상들은 흰 천으로 덮여있고, 감실은 열려있고, 또 제대보는 벗겨있었다. 갑자기 내 마음에 깊은 슬픔이 올라오면서 참으로 예수님께서 돌아가셨구나! 너무나 허망한 마음에 눈물이 났다. 그러면서 “여기가 바로 빈 무덤이구나.” 휭하게 텅 빈 성전이 바로 빈무덤처럼 느껴졌다. 내가 30일 피정 동안 체험했던 그 빈 무덤이었다.


이번 30일 피정동안의 체험 하나를 나누고 싶다.


“다 이루었다.”(요한 19,30)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이 말씀을 하시고 숨을 거두셨다.(루카 23,46)


되풀이 기도 때의 체험이다. 주님의 죽으심을 기도하고 있는데, 갑가기 지난 사순절 성 금요일, 내가 경험했던 텅 빈 성전, “이곳이 바로 빈 무덤이구나.” 했던 그 체험! 그 공허함이 기억에 떠오르는 순간 말할 수 없고 형언하기 어려운 신비스러운 빛이 성전 가득히 안개처럼 퍼지드니 빛나는 모습, 흰 빛의 눈부신 모습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이 떠오르는 태양처럼 쑥 올라오셔서 내가 올려다 볼 수 있는 자리에 계셨다. 나는 깜짝 놀랐으면서도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이시라는 것은 알아차렸다. 그 순간은 몇초도 안되는 짧은 순간이였지만 내가 뵈온 부활하신 예수님이라는 것은 확신한다.

나에게 오신 부활하신 예수님!!! 그 때는 기쁜줄도 몰랐다. 그냥 놀라기만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기쁨은 내 존재를 다 채우고도 남을 만큼 크다.


그런데 이상했다. 나는 지금 “숨을 거두시다.” 라는 말씀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동시에 한쪽에서는 부활하신 예수님이시다. “숨을 거두시다”와 “부활하시다”가 내기도 안에서 동시에 일어났다.

지난번 이냐시오 영성카페에 올렸던 글을 다시 찾아 읽으며 ‘부활하시다.’ 을 기도하는데 계속 내 마음은

'숨을 거두시다.' '부활하시다'

라는 두 구절에 머무르며 집중이 되면서 그 두 구절의 말씀이 주는 분위기에서 떠날 수가 없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제야 그 이유를 알았다.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께는 숨을 거두시는 순간과 부활의 시간이 일치하는 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 참으로 신비스러운 체험이다.! 우리는 주간 첫날 이른 새벽 예수님께 갔고 그 때 빈 무덤을 확인하였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을 뿐, 부활이 언제 일어났는지 모른다. 예수님의 부활을 확인 한 것이 그 때일 뿐이다.

아! 그렇구나! 십자가상에서 마지막 순간 “다 이루었다.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기나이다.” 하시고 숨을 거두시는 순간, 바로 더 이상 그분은 시간과 공간 속에 갇혀계시는 사람이 아니시다.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당신 외아들을 보내시어 “내가 사람 세상으로 들어가기위해 저 여인에게 부탁해볼까?” 하시며 성령에 의해 성모님께 잉태되신 하느님의 아드님, 거룩하신 분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고자 인간세계에 오셨고 이 지상에서의 삶을 오로지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 하시며 사셨다. 공포와 번민, 땀이 핏방울이 되어 땅에 떨어질 만큼 죽을 지경이라는 고통 앞에서도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 하셨던 분, 십자가상의 처절한 고통 중에도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고 기도하신 예수님, 다 이루었다 하시며 숨을 거두신 그 순간이 부활이시고 우리에게는 3일이라는 시간으로 느껴졌을 뿐이다. 임마누엘 하느님께서 나와 함께 하셨던 순간이다.


그리고 기도성찰을 하면서 지난번 30일 피정 때 신부님께 빈 무덤 기도 중에 느꼈던 감당하기 어려운 <상실감>에 대하여 말씀드렸더니 그 상실감을 느낀 바로 그 빈자리에, 통곡하고 싶은 바로 그 자리에 부활하신 예수님이 오시는 자리라하시며 그 상실감을 소중히 간직하고 절대 잊지 말라 몇 번을 강조하시며 상실감이 클수록 그 빈자리에 부활한 예수님, 그리스도가 채워진다고 하셨던 신부님 말씀이 생각났다. 그러면 바로 빈자리가 내가 느꼈던 텅 빈 성전일까? 그보다 더 깊은 뜻이 있을 것 같았다.

기도를 계속하면서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 “더 이상” 더 이상...계속 그 말씀이 품고 있는 의미에 머무르며, 그래 내가 부활했으니 더 이상 슬퍼하지 말고, 애달파하지도 말라 하신듯 했다. 상실감과 공허함, 통곡하고 싶었던 바로 그 자리가 빈 무덤이었다. 그리고 부활하신 그 예수님을 내 공허하고 텅빈 가슴에 모시니 조그마한 빈틈도 없이 꽉 찬 느낌이다. 텅 빈 충만 이라는 말이 바로 이런 뜻이구나!!!


나는 지금 부활의 삶을 살고 싶다. 죽음을 체험하지 않으면 부활의 체험도 없으리!

매일 매일 하나씩 내려놓고 사랑하면서 내 존재 가득히 느끼는 기쁨,

밝고 온화하고 평화로운 그윽한 기쁨은 흘러넘치는 기쁨이어야한다.

나도 사랑하는 나의 예수님과 함께 부활의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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